자기반성

문득 4년 동안 내가 한 일이 뭔가를 돌아보니 정말로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까닭없는 반항심의 청소년기를 벗어난 황금의 20대 초반, 꿈꾸는 대학생활...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감성이라는 변명을 대며 이유없는 우울함에 빠져들었고, 끝없이 외로워했다.
한없는 가능성을 가졌다는 20대라는 것을 믿고 손 대본 것도 많지만 그 중에 남은 것이 무엇일까.
아니, 처음부터 뛰어들 곳을 잘못 택해온 것은 아닐까.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고 있다는 자기 핑계로, 선뜻 시작하기 어렵다고 피하고 미뤄온 많은 것들...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많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살아갈 모습,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나의 성장, 성찰, 미래를 위한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20대 초반도 지나가고 있는 무렵,
나는 의학 분야에 종사할 한 전문인으로서의 능력은 갖춰가고 있는가?
사회의 모습에 눈뜬 장님으로 살아가지 않기 위한 안목과 지성은 얼마나 쌓아가고 있는가?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을 제대로 해나가고 있는가,
그 질문에 해답을 매순간 얻어낼 수 있는 깊이를 가지고 있나.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 세계 모든 사람들과의 연대성,
그리고 나와 살아갈 한 사람과의 정신적 공감,
또 무엇보다 나 자신... 그 모든 '사람'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가.

자기반성은 자학과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한 자기긍정이나 너무 혹독한 비난이 되어서도 안 된다.
현재의 나를, 인생에 있어서 매 순간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사회와 나의 관계를 철저히 파악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의지를 다져야 한다.
나 자신만의 안락에 안주할 수 없다.
그것은 나 자신의 양심에 대한 배신이다.

by 세이시로 | 2006/12/11 00:11 | 마음의 기억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dream2real.egloos.com/tb/285121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쟁가 at 2006/12/11 19:11
의학도들의 평균적인 분별력과 성찰능력이 세이시로님 정도만 되어도 걱정이 없겠지요. ^^ 자신(그리고 자신이 속한 직업군)을 사회와 구분짓는 순간 보수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소위 전문직일 수록 더욱 그렇더군요... 자신을 사회 '속에서' 파악하려는 노력을 잊어버리게될까봐 저도 두렵답니다.
Commented by 세이시로 at 2006/12/12 02:38
감사하는 한편 부끄럽습니다. ^^;
저는 아직까지는 실천이 부족한 사람이라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신이 없군요.
홍세화 선생님의 말씀처럼 '학습의 부재가 당파성의 부재를 낳고, 당파성의 부재가 학습의 부재를 낳는' 상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Commented by luna at 2006/12/15 01:55
세이는...역시...글이 좋아.
Commented by 세이시로 at 2006/12/15 23:55
luna... 오랫만 ^^
Commented by 장효석 at 2006/12/18 19:52
Read the works of Philosophy.
Make your own system of belifs based on humanism.
Commented by loeffler randall clo at 2009/12/21 06:02
loeffler randall clothing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