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6월 28일
베들레헴 어린이집

최근에 다니고 있는 이 '베들레헴 어린이집'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여기에 있는 아이들은 0~7세 정도의 영아부터 유아까지 한 스물 몇명 정도가 된다.
대부분 혼혈아들이며, 이들은 한국에 와서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의 자녀들이다.
이른바 수입결혼으로 이뤄진 결혼생활이 잘 될리가 없다.
남편이나 시댁이나 돈주고 샀다는 생각만 하고 폭력을 휘둘러
결국 이혼을 하거나 도망을 가게 되는데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한 2년이 되지 못하면 어머니는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된다.
그 외국 여성들이 살기위해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맡겨놓는 곳이 이 베들레헴 어린이집이다.
2주 전부터 이곳에 봉사활동을 다니기 시작해 이번주로 세 번째 다녀왔는데,
일단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애들이 놀랄만큼 예쁘고 귀엽다는 것.
맹세컨대 위에 보이는 사진보다 훠얼씬 이쁘다.
지금껏 조카애들을 아기때부터 봐주며 어린애들에 대한 경험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아이들은 피가 섞여서 그런지 오히려 더 예쁜 구석도 있다.
그리고 무지무지 활동적이다. 스무명 정도의 애들이 지내기는 어떻게 보면 좁은 공간인데
하루종일 잘도 뛰어다니고, 나를 비롯한 봉사활동가들에게 매달리고,
웃고 떠들고 책도 보고 티비도 본다.
둘째로는 이 아이들이 의료의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는 것.
처음 갔을 때도 얼굴에 이상한 멍이 든 애가 있고, 약간 발달이 이상해 보이는 애도 있는 걸 봤는데,
3주째 다녀보니 구석구석에 문제가 있다.
기침을 하고 설사를 하고 두드러기가 나는데
어린이집에 있는 수녀님이나 일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근처 소아과에 데려가긴 하지만 보험이 될 리가 없으니 잘 다니기도 어렵다.
유전병이나 발달장애 같은 건 어떻게 해결할 수도 없어 보였다.
셋째로, 마냥 즐겁게 웃고 굴러다니고 뛰어 노는 이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슬픈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건데
특히 엄마 얘기가 나오면 그걸 알 수 있다.
이들의 어머니들이 휴일인 주말에는 집에 데려가는데 애들은 그때를 학수고대한다.
엄마 생각만 하면, 엄마와 통화라도 하면 눈물을 떨구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아빠란 존재에 대한 개념은 있을까?
한국말도 어설픈 이 아이들이 외국인에게 가혹한 이 한국사회에서 힘들게 자라날 앞날이 어떨까?
아무튼 이 아이들이 점점 좋아진다.
우리식 이름을 갖기도 하고 외국말 이름을 갖기도 한 이 아이들의 이름도 점차 익혀가고 있다.
수녀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산책을 했는데,
애들 손을 잡고 걷다가 수녀님이 힘들어하셔서 유모차를 끌게 됐다.
유모차를 끈 게 처음이었을까? 아이가 앉아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고 신기해서 두근거렸다.
아, 사랑스러워라 우리 아이들아.
ps. 어머니가 유방촬영술과 초음파검사에 이어 조직검사를 하러 병원에 입원하셨다.
담당의사는 상피내암일수도 있다고 했다는데,
부랴부랴 찾아보니 상피내암은 예후가 좋은 비침습성 유방암이긴 하지만
어쨌든 양성은 아니니 치료를 해야 한다.
절제술을 하든지 보존술+방사선치료를 해야 한다는 얘긴데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 by | 2006/06/28 01:12 | 마음의 기억 | 트랙백 | 덧글(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아무쪼록 쾌유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꼬맹이들 너무 귀엽네요. 장가갈 때가 돼서 그런가-_-;;
// 어머니 완쾌하시길 바래..
luna/ 글을 자주 안올렸지만 이제 자주 포스팅할테니 자주 오세요! ㅎㅎ 홈피 새로 만들면 주소 남기시구~
너도 따라가지~ 렘브란트 400주년인가..기대했잖아...뭐, 암튼... 한국 남았으니..더욱 즐거운 방학을..ㅎ (그나저나 내가 누군지 알았네..쉬운가.--a..)
전 유치원 경력교사구요 지금은 원하는 공부땜에 쉬고 있거든요 제가 관심가는 어린이집이라서 봉사가고 싶은데 선뜻...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은 제가 이 어린이집에 계속 나가고 있진 못하지만요,
전화번호를 알려드릴게요. 02-3676-7705입니다.
그렇게 어려울 건 없고 그저 일주일 중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나가시기만 하면 돼요.